장르: 드라마
감독: 마틴 맥도나
출연: 콜린 파렐, 브렌단 글리슨, 케리 콘돈, 베리 케오간
개봉일: 2023.03.15
아일랜드의 외딴 섬마을 이니셰린. 여기에 동네에서도 알아주는 절친인 파우릭(콜린 파렐)과 콜름은 매일 오후 함께 동네 펍에 가서 어울리는 사이.
어느 날처럼 파우릭은 콜름에게 펍에 가자고 하지만 콜름은 함께 가지 않고 앞으로 자기에게 말도 걸지 말라고 합니다.
이 상황을 납득할 수 없는 파우릭. 자신이 술김에 무언가 실수를 했는지, 실언을 했는지 콜름에게 확인하지만 콜름은 단지 쓸데없는 이야기를 하면서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로 했다는 말로 파우릭을 차갑게 내칩니다.
음악을 하는 콜름은 그 시간에 음악을 작곡하며 유의미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말합니다.


파우릭은 애원도 해보고, 화도 내보지만 콜름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자신에게 말도 걸지 말라고 한다. 여동생 시오반(케리 콘돈)과 동네 청년 도미닉(베리 케오간)은 콜름에게 집착하는 파우릭을 말리지만 파우릭은 콜름과의 관계를 그렇게 쉽게 끊을 수가 없습니다.
계속되는 파우릭의 집착에 콜름은 또 한 번 자신에게 말을 걸면 자신의 손가락을 자르겠다고 말하고 파우릭이 말을 걸었을 때 손가락 하나를 잘라 파우릭 집 대문에 던지고 갑니다.
이 사건 이후로 여동생인 시오반은 본토로 직장을 구해 섬을 떠나 파우릭은 더욱 외로운 지경이 됩니다.
파우릭과 콜름은 서로 자신의 입장에서 한 발자국도 물러나지 않으며 사건은 더욱 심각해집니다. 그리고 죽음이 다가오게 됩니다.

너라면, 나라면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이것을 라쇼몽처럼 만들어 보면 어떨까?’하는 것이었습니다. 각 등장인물의 시점에서 같은 사건을 풀어가는 라쇼몽 같은 형식을 취해도 흥미로운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요?
파우릭과 콜름 두 사람의 입장이 다 이해가 가기 때문에 더욱 이야기가 슬프게 다가옵니다.
이 영화의 기본 정보를 보면 장르에 코미디, 드라마라고 되어 있는데 저는 일부러 코미디는 장르 소개에서 뺐습니다. 블랙 코미디로 볼 수도 있겠지만 그러기에는 너무 이야기가 무겁네요.
파우릭이나 콜름이나 모두 자신이 입장, 생각에서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갇혀있었기 때문에 더욱 사건은 꼬이게 된 것이 아닌가 합니다. 이곳이 외딴섬이라는 것도 한몫했겠죠.

이 이야기에서 현명한 것은 물리적인 거리를 둔 여동생 시오반입니다. 제일 안타까운 캐릭터는 도미닉이고요. 도미닉은 빠져나가고 싶어도 빠져나갈 수 없었고 파우릭과 콜름은 빠져나갈 수 있는 상황이지만 빠져나가기를 거부했습니다.
제목에 나오는 밴시는 아일랜드 민화에 나오는 요정으로 울음으로 갖고의 죽음을 알린다고 합니다. 이 영화도 죽음을 맞이하는 상황에서 끝을 맺고 있는데 과연 이 죽음들이 끝이 될지, 시작이 될지 더욱 궁금해집니다.
이 영화는 올해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런던 비평가 협회상, 골든 글로브 시상식, 전미 비평가 협회상 등에서 다수의 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아카데미 시상식에도 후보로 올라가 있는 작품이죠. 수상 가능성이 클 것 같지 않지만 상과는 관계없이 꼭 보았으면 하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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