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드라마, 가족
감독: 룰루 왕
출연: 아콰피나, 자오 슈젠, 티지 마, 다이애나 린
개봉: 21.02.04
부모님을 따라 어린 시절 중국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온 빌리(아콰피나)는 작가를 꿈꾸지만 일이 잘 풀리지 않아 고달픈 현실을 보내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태어나 자란 것이 아닌 이민 1.5세대인 빌리는 태어난 나라와 자란 나라 사이에서 방황하며 어느 쪽에도 소속감을 느끼지 못했지만 중국에 남아있는 할머니와는 자주 연락을 하면서 할머니에게 큰 힘을 얻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모할머니가 할머니가 암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을 전해옵니다. 할머니 자신은 암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할머니의 마지막을 함께 하고자 미국으로 이민 와 있는 빌리의 부모님과 일본으로 이민 가있던 빌리의 큰아버지 가족은 큰아버지의 아들이 일본인 여자와 결혼한다는 핑계를 대고 중국으로 모입니다.
할머니가 갑작스러운 가족들의 방문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마지막으로 할머니를 만나고 싶은 마음은 간절했지만 별 볼 일 없는 자신의 처지도 있고 할머니에게 거짓말을 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해 중국으로 돌아가지 않기로 합니다.
하지만 사랑하는 할머니의 마지막인데 그냥 있을 수 있나요. 결국에는 있는 돈 없는 돈 다 끌어 모아 할머니를 보기 위해 중국으로 향합니다. 어린 시절 떠나온 이후로 오랜만에 돌아간 중국에서 생소한 문화와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가족들과 부딪치며 우리들이 명절이면 흔히 느끼는 감정들을 온몸으로 겪게 됩니다.
고국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온 가족들과 중국에 남아있던 가족들이 환자에게 마지막을 알려 준비를 해야 할 시간을 줘야 할 것인지 아니면 어차피 갈 사람이니 끝까지 진실을 모르는 것이 낫다는 의견을 놓고 서로 맞서지만 결국에는 할머니에게 병에 대해 알리지 않기로 하고 가족들끼리 할머니의 편안하고 따스한 마지막을 준비해 갑니다.
드디어 사촌의 결혼식이 끝나고 마지막까지 사랑하는 할머니의 격려로 힘을 얻은 빌리는 미국으로 돌아갑니다. 영화의 끝에는 예상치 못한 반전이 숨겨져 있는데 이 반전이 사람의 눈물을 쏙 빼놓습니다. 마지막까지 영화에서 눈을 떼지 마세요.
<미나리> 이전에는 <페어웰>이 있다
미국으로 이민한 한국인 가족을 그려 그 해 미국 시상식 시즌에 돌풍을 일으키며 윤여정이 아카데미 여우조연상까지 수상한 영화 <미나리>. 마찬가지로 중국계 미국 이민자 가족을 그려 19년도 시상식 시즌에 돌풍을 일으킨 영화가 <페어웰>입니다.
18년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소자본 영화로 돌풍을 일으켰던 것이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이었다면년도는 <페어웰>이 그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사실 중국계 배우들만 나오는 데다가 대사의 거의 대부분이 중국어로 자막을 읽기 극도로 혐오하는 미국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는 것만으로도 이 작품이 얼마나 사람의 심금을 울리는 작품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노미네이트와 수상기록도 어마어마하여 여주인공인 아콰피나가 골든글로브에서 뮤지컬 코미디 부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고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즈에서는 <기생충>을 제치고 최우수 작품상과 여우 조연상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우리의 봉준호 감독 역시 <페어웰>과 감독 룰루 왕을 격찬했다고 하니 영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지 않나요?
같은 아시아 문화권의 작품이라서 인지 이 작품 안에서 나오는 가족들의 사랑과 갈등이 모두 내 친척들과의 일들처럼 와닿을 것입니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웃음과 눈물이 동시에 터져버리는 기묘한 체험을 하기도 했습니다. 명절에 가족들이 함께 본다면 더욱 좋은 영화가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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